변호사칼럼

유독 `유승준'에 가혹한 이유는

  • 최영호 변호사
  • 2018-02-24 14:32:47
  • hit1586
  • vote0
  • 223.33.153.222
[메아리] 유독 `유승준'에 가혹한 이유는
  •  최 영 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  승인 2016.10.09 19:25
  •  댓글 1

 
서울 어느 법원에 가게 되었다. 법정에 들어서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노트북을 무릎 위에 두고 열심히  
무언가를 적고 있는 사람들과 아이를 안고 달래느라 애를 먹고 있는 여성들의 풍경이 평소 법정의
그것과 달라 절로 궁금증을 자아냈다. 알고 보니 가수 유승준이 한국에 들어오고 싶다며,
비자 발급을 거부한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었다.
 
노트북을 무릎에 둔 이들은 기자였고, 아이를 안고 온 여성들은 활동 중인팬클럽 회원이었다. 
‘나나나나 나나나나’를 리듬에 맞춰 흥얼거리며, 노래방에서 가지런히 모은 무릎을 굽혔다 펴며,
양손을 아래위로 흔들던 가위춤을 어설프게 엉덩이를 흔들며 흉내 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승준은 군대 문제와 함께 기억 속에 사라졌다.
 
우리는 왜 그에게만 유독 가혹할까. 
 
유승준은 허리디스크로 공익근무 요원 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연예 프로그램에 나와 군대에 간다고 했다.
그는 생중계하듯 다시 신체검사를 받았고, 결국 공익근무 요원으로 최종 판정을 받았다.
일부는 근육질의 연예인이 공익근무를 한다는 것에 의아해하기도 했지만, 다들 그러려니 했다. 
유승준은 공익근무를 3개월 앞둔 시점에서 병무청에 콘서트를 이유로 국외여행허가를 받고 출국하였다.
그런데 그는 귀국하지 않았고,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였다.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병역 회피였다. 너무나 뻔뻔한 행동에 대중과 병무청은 충격에 빠졌다.
병무청은 국외여행허가를 받고 허가된 기간에 귀국하지 않았으므로 병역법에 따른 범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대중들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스타였기에 2년이란 시간을 두려워해 미국 시민권을 받고 병역을 회피한
그의 결정에 대해 국민 정서를 무시한 미련한 선택이라 비판했다. 

2015년 어느 주간지 기사 제목은 ‘군대 다녀오면 총리 못 된다?’였으며, 참여정부 이후 총리 10명 중 6명이
‘병역 불이행’이라고 했다. 군대를 갔다 오지 않아도, 고의로 병역을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아도,
대부분은 장관이 되고 국무총리가 됐다.
 
현 국무총리는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하지만 그가 TV에 나올 때 긁고 있는 모습을
필자는 본 적이 없다. 만성 질환이니 가끔 긁는 연출을 할 법도 한데, 그는 그런 시도조차 않는다. 군 면제
총리가 ‘북한 도발 행위 좌시하지 않겠다’며 전쟁을 고민하는 동안, 그 누구도 석연치 않은 국무총리의
병역면제에 대해 단죄하지 않았다.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직자가 군대에 안 가도 국무총리 장관이 되는 나라다.
유승준이 오히려 잠깐 미국에 머물다 오면 잊히겠지 생각한 것이 오히려 상식적인 판단이 아니었을까? 다만 그는 우리 국민이 유독 연예인에게 가혹하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을 뿐이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으로, 공인이라 국민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유승준이 한국에 입국하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친다? 우리는 전쟁을 잠시 쉬고 있을 뿐인
나라이다. 군대에 가지 않은 고위공직자가 전쟁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것이다.
사회의 악영향은 연예인이 노래 부르는 것보다 군대 가지 않은 공직자가 세금으로 월급 받는 것이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 군대를 안 갔다면 대중은 관심을 끄면 된다.
군대 안 간 장관, 국무총리가 있는 나라에 군대 안 간 연예인이 14년째 조국 땅조차 밟지 못하는 나라가
정상인 걸까?
 
유승준에 대한 분노와 관심, 엄격한 잣대의 반만이라도 우리 고위공직자에게 옮겨야 한다.
우리가 언제 우리의 세금으로 생활하는 공직자의 병역에 엄격했던 적이 있었는지 반성할 일이다.
고위공직자는 병역 기피의 의혹이 아니라 병역 면제만으로도 그 자격이 없는 것이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사회에 악영향과 공공의 안전은 유승준이 해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누구에게 분노해야 하는지 되새겨야 할 것 같다. 
 
  -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최영호 -
게시글 공유 URL복사
댓글[0]

열기 닫기